-추천 bgm : 공항가는길 OST 추억속으로 (가사가 없는 곡이어서 읽는데 크게 지장이 없으니 들으면서 읽어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냥연이 인연시리즈를 쓰면서 늘 들었던 곡입니다.) https://youtu.be/fPtwB1I1nyY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 것은 일방적인 다니엘의 제안이었다. 성우는 잠시간 일어난 고민은 잠시 묻어두기로 결심했다. 해야 할...
옛 시절부터 그랬다. 성우는 항상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에서의 삶을 지향해왔다. 도전정신과 젊을 때만이 가능하다던 그 모험 조차도 쉽게 시도하지 않는 것이 일반 적이었다. 인생을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해 할 말은 없지만, 두 손으로 조종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이점도 많았다.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이...
“그래서, 유치원에서 마주쳤다고?” 치킨 뼈를 뱉어내던 민현이 성우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응. 나 진짜 깜짝 놀랐어.” “니네 사이가, 누가봐도 좀 그렇긴 했다.” 성우는 맥주를 마시다말고 잔을 내려놓았다. 뭐가? 눈을 둥그렇게 뜨며 민현을 향해 묻자 민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새로운 닭다리를 집어들었다. 아, 내가 먹으려던거. ...
살아간다는 것.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평생을 풀어도 모를 숙제와 같은 문장이다.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살아 버린다는 것. 그 두 문장의 차이점이 과연 있는 것일까. 성우는 여전히 살아간다는 것과 살아버리는 다는 것의 다른 점을 알지 못했다. 살면서 닥치는 수많은 어려움들과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 그것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내다보면 어느덧 흘러 있는 것이었다...
밤하늘이 보랏빛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투둑투둑, 늦받이 봄비가 한방울 한방울 떨어졌다. 다니엘은 바이올렛 빛으로 가득 찬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완전히 가시지 않은 햇빛이 초라하게 하늘로부터 밀려나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내린 곳엔, 우산을 든 채 아파트에 서있는 성우가 있었다. "..." 다니엘은 차마 성우에게로 다가갈 수 없었다. 그저 못에 박...
♬ 리싸 - 그래도 될까요 숨막히는 정적이 성우의 온 몸을 옥죄어온다. 모든 시선이 성우로 집중되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말을 내뱉지 않았다. 그저 눈빛으로 모두가 성우에게 말할 뿐이다. 경멸과 혐오. 그 속에는 진심과 흥미가 더 많이 담겨있을수록 파장은 더욱 커진다.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지는 법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들에 목숨이 걸린 마냥 이야기하기...
안 좋고 슬픈 것 따위의 부정적인 일들은 늘 몰아서 닥친다. 벚꽃이 떨어지면 푸르른 나무가 온천지라지만 인간사의 ‘설상가상’의 법칙은 그렇지 않다. 벚꽃이 떨어지면, 모든게 하르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단지 타버린 벚꽃이 가장 무거운 날이었을 것이다. 정확히는 첫 시작부터가 어긋났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걸 모른 채...
쿨리의 거울자아이론처럼, 남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자신의 자아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전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공감하기엔 충분한 이론이었다. 성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멀리가지 않아도 당장 자신으로부터 알 수 있었다. 다니엘을 만나기 전과 후의 차이는,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눈에 띄었다. 자신을 향해 날라오던, 수많은 타이틀 틈에서 깨지지 않...
재환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성적표를 물끄러미 응시한다. 답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정도의 성적표를 바라보며 재환은 생각에 잠겼다. 칙칙한 노란 조명 아래 재환의 손가락이 책상 위에서 산만하게 움직였다. 대수능이란 시험이, 남일마냥 멀찍했던 것이 어제 같았다. 작년까지, 아니 올해 초까지만 해도 어디로든간에 회피할 구석이 있어왔다지만, 이제와서 물러서고 미...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성우가 자신의 옆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다니엘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성우의 발 밑이 어두웠다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인간연고 05냥연 “몇시지?” “세시 반.” 고속버스에서 내린 다니엘과 성우가 크게 기지개를 폈다. 펴진 손바닥 내리쬐는 햇빛이 따듯하다. 내리기 전 2시간동안은 성우도 잠을 청하고...
버스 창 밖으로 하룻밤 사이 익숙해진 바다가 보였다. 코랄 빛 스케치북을 배경으로, 자신의 옆자리엔 다니엘이 있었다. 익숙할 듯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무거운 기분에 성우는 자신의 옆자리에서 잠들어있는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배경 속 너와 올라가는 서툰 감정의 시간들이었다. 인간연고 04냥연 어젯밤 머문 여관은 예상한 수준보다 깨끗했다. 다소 헤져보이는 ...
창밖으로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이 성우의 눈을 덮는다. 평일과는 대비되는 여유로운 아침, 엄마의 기일이었다. 인간연고 03냥연 부엌을 향한 성우가 커피포트에 물을 올렸다. 일 년 중 얼마 되지 않는 여유로운 주말이었다. 물이 끓는 포트를 바라보며 성우가 맞은편에 있는 냉장고에 몸을 기대었다. 등 언저리에 찬 기운이 맴돌자 기상후 갑작스레 찾아오는 어지러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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